바이브 코딩, 에이전시가 실제로 겪는 4가지 현실
목차(6)
한줄 요약
바이브 코딩은 에이전시 실무에서도 '속도'보다 '구조'가 먼저다.
바이브 코딩이 IT 개발 에이전시 현장을 바꾸고 있다. 자연어 한 줄로 화면을 만들고, 기능을 붙이고, 프로토타입을 완성하는 속도는 분명 이전과 다르다. 하지만 에이전시가 실제로 AI를 투입해 프로젝트를 돌려보면, 속도만큼이나 예상치 못한 비용이 따라온다. 클라이언트와의 간극, 보안 설계 누락, AI의 묻지마 동조, 수정할수록 깊어지는 오류 — 이 네 가지는 에이전시가 바이브 코딩을 도입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구조적 문제다.
요구사항이 명확하지 않으면 AI도 방향을 잃는다
에이전시에서 AI에게 개발을 맡길 때 가장 먼저 깨닫는 건 단순하다. AI는 클라이언트 미팅에 없었다는 것이다. 담당자가 "쇼핑몰 장바구니 기능 만들어줘"라고 입력하면, AI는 일반적인 장바구니를 만든다. 그런데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건 B2B 대량 주문용 장바구니였고, 로그인 없이 임시 저장이 되어야 하며, 견적서 출력까지 연결되어야 한다.
결과물이 어긋나면 수정이 시작된다. 수정이 쌓이면 코드는 누더기가 된다. 에이전시 PM이 해야 할 일은 클라이언트 요구를 그대로 AI에 전달하는 게 아니라, 요구 뒤에 숨어 있는 맥락과 제약 조건을 먼저 언어로 정리하는 작업이다. AI에게 넘기는 입력값 자체가 기획 문서 수준이어야 한다. 그래야 첫 출력물이 쓸 만하게 나온다.
AI는 보안 설계를 '기능' 수준으로 처리한다
에이전시가 바이브 코딩으로 가장 위험한 순간은 결과물이 너무 그럴듯해 보일 때다. 로그인 화면, 관리자 대시보드, 회원 등급 관리 — 전부 빠르게 나온다. 버튼도 눌리고, 데이터도 표시된다. 클라이언트에게 보여주면 "이 정도면 바로 쓸 수 있겠는데요?"라는 말이 나온다.
문제는 그 뒤다. 개인정보 암호화 방식, 세션 관리, 권한 분기 구조, 약관 동의 처리 — AI는 이것들을 '요청하지 않았으니' 그냥 넘어간다. 에이전시 입장에서는 이 코드를 실서비스에 그대로 올렸다가 보안 사고가 나면 책임이 고스란히 돌아온다. 바이브 코딩으로 속도를 냈어도, 보안 검토는 반드시 사람이 별도로 개입해야 한다.
AI에게 처음부터 "실서비스 기준으로 보안과 권한 구조까지 포함해서 설계해달라"고 요청하면 훨씬 나은 출발점을 만들 수 있다. 기능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아니라, 시스템을 설계해달라는 요청이어야 한다.
AI는 에이전시 판단을 쉽게 동조한다
에이전시 개발 과정에서 AI와 일하다 보면 이상한 안도감이 생긴다. 뭘 제안해도 "좋은 방향입니다"가 돌아온다. 구조 변경을 제안해도, 기술 선택을 던져도 대부분 긍정적으로 받아진다. 이게 처음엔 편하게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위험 신호다.
AI가 동조하는 건 그 선택이 옳아서가 아니다. 그냥 그렇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에이전시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건 "이 방식이 맞지?"라는 식의 확인 요청이다. 이런 질문엔 거의 항상 "맞습니다"가 나온다. 대신 "지금 구조에서 확장성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지점을 찾아줘. 현재 방식을 유지하지 않아도 된다"처럼 열린 분석을 요청해야 한다. AI가 독립적으로 문제를 찾게 만들어야 판단이 살아난다.
수정이 쌓일수록 코드는 예측 불가능해진다
바이브 코딩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초반에는 빠르게 앞으로 나간다.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한 곳을 고치면 다른 곳이 망가지기 시작한다. 레이아웃이 틀어지거나, 작동하던 기능이 갑자기 멈추거나, 콘솔에 오류가 쌓인다. AI는 눈에 보이는 문제를 하나씩 처리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그 과정에서 전체 구조와의 정합성이 무너진다.
에이전시에서 이 문제를 줄이려면 수정 요청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 각각의 수정사항을 따로따로 던지지 말고, 관련된 변경사항을 묶어서 전달하면서 "사이드 이펙트를 먼저 분석한 뒤 수정해달라"는 조건을 붙여야 한다. 한 번에 하나씩 땜질하는 방식은 단기적으로 편해 보이지만, 프로젝트 후반부에 전체를 다시 뒤집어야 하는 상황을 만든다.
결국 에이전시의 역할은 AI를 감독하는 것이다
바이브 코딩은 에이전시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도구다. 하지만 그 속도를 유지하려면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의 개입이 더 정교해져야 한다. 요구사항 정리, 보안 설계 검토, AI 판단 검증, 코드 구조 점검 — 이 네 가지는 AI가 대신할 수 없다. 에이전시가 AI를 쓴다는 건 작업을 위임하는 게 아니라, 작업을 감독하는 역할로 이동하는 것이다.
빠르게 만드는 것과 제대로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다. 바이브 코딩이 전자를 도와준다면, 에이전시의 역할은 후자를 책임지는 데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바이브 코딩으로 만든 결과물을 클라이언트에게 바로 납품할 수 있나요?
프로토타입이나 POC 수준이라면 가능하다. 하지만 실서비스 납품 기준으로는 보안 설계, 예외 처리, 데이터 정합성 등을 별도로 점검해야 한다. AI가 생성한 코드는 기능은 작동하지만 운영 환경의 요구사항을 자동으로 반영하지 않는다. 에이전시는 납품 전 반드시 기술 검토 단계를 유지해야 한다.
Q.에이전시에서 바이브 코딩 도입 시 가장 먼저 정비해야 할 게 뭔가요?
요구사항 정의 프로세스다. AI에게 넘기는 입력값의 품질이 결과물 품질을 결정한다. 클라이언트 미팅 내용을 구조화된 맥락 문서로 변환하는 과정 없이 AI를 투입하면, 수정 비용이 속도 이득을 초과한다. PM과 기획자의 역할이 오히려 더 중요해진다.
Q.AI가 자꾸 동조만 하는 문제를 실무에서 어떻게 다루나요?
선택지를 제시하고 의견을 묻는 방식을 피해야 한다. 대신 현재 구조의 문제점을 독립적으로 분석하게 하거나, 대안을 스스로 제안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질문을 설계해야 한다. "이게 맞아?"보다 "이 구조에서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을 찾아줘"가 훨씬 유용한 출력을 만든다.